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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오징어 게임, 그 속에 숨겨진 돈의 본질

by J.Pro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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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몰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1억 1100만 뷰라는 역대 최고의 기록을 달성하며 흥행가도를 유지하고 있다.

94개국에서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룬 오징어 게임,

수많은 복선들과 해석들이 등장했지만 나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려 한다.

우리가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진리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주관적인 나의 시각을 적어본다.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1. 재참가율 93%, 돌아오지 않은 7%

오징어 게임 내 룰에 의하면 참여자들은 과반수 이상이 찬성한다면 게임을 포기할 수 있다.

그리고 첫 번째 게임이 끝난 후 참여자들은 죽음이라는 원초적인 두려움에 결국 게임을 포기하게 된다.

게임은 참여자들에게 자주적인 선택을 할 기회를 부여했고 그들은 그러한 기회를 붙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든 자들이었다.

그들의 상황은 개개인마다 조금씩 차등은 있으나 모두가 삶의 끝에 위치한 자들이었다.

그러한 그들이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그곳은 오징어 게임과 다를 바 없는 지옥일 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지옥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모두가 같지 않았다.

누군가는 다시 삶의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오징어 게임에 본인의 유일한 자산인 목숨을 베팅하였고

누군가는 그 지옥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것을 택했다. 

지옥 속에서 삶을 재개하기로 한 사람은 단 7%.

그들은 어떠한 삶을 살게 될 것인가?

 

7% 게임에 재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명목적인 돈, 일확천금을 노린 도박이 아닌 

'다시' 살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들에게 또한 삶은 지옥의 연장선일 것이나,

그 삶을 이어나갈 선택을 스스로 내림으로써 기회를 스스로에게 부여하였다.

즉 그들은 지옥 같은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깊게 다루는 내용은 아니지만,

일확천금이라는 명목적인 돈의 유혹이 아닌, 자주적인 삶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선택한 그들은

분명 그 선택을 계기로 앞으로 영위할 삶에 있어 크나큰 변곡점을 맞이 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눈앞에 놓인 돈이 아닌, 그 너머의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가져야 할 본질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2. VIP들과 참여자들의 돈에 대한 관념 차이

우선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VIP들은 절대 옹호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본인의 쾌락을 위해 타인의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하고 박탈하는 것은 분명한 죄악이다.

하지만 그들이 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돈을 바라보는 시각은 본인의 가치관(비록 그것이 뒤틀린 쾌락일지라도)을 위해서이다.

즉 그들은 돈을 그저 자신의 가치관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바라본다.

하지만 돈 그 자체를 목적으로 뛰어든 참여자들과 장기매매 등 비인간적인 패악을 저지른 일부 관리자들은

결국 그것으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된다.

 

또한 게임의 후반으로 갈수록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가치를 보수하던 기훈(이정재)은 
오일남과 새벽(정호연)의 죽음 등을 통해 게임에 대한 회의감은 커졌으며,

결국 돈에 대한 목적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기훈은 우승이라는 역설적인 결과를 맞이 하게 되었다.

 

나는 이를 통해 돈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돈, 그 자체를 쫓고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그는

"투자는 지적 도전행위이며 돈은 그것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스스로의 가치관을 이룩하기 위해 대부분 돈은 필수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삶의 목표가 없이 돈, 그 자체를 쫓고 있다면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드는 삶의 목표(가치관)를 먼저 찾아보길 바란다.

그런 목적이 없는 돈은 결국 나를 끌고 가는 목줄이 될 뿐이다.

 

 

 

3. 구슬 1개와 19개의 공평성

구슬 1개와 19개를 건 게임. 이것은 과연 공평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이 장면을 접하는 순간 불공평함을 느끼고 일남(오영수)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명목적인 숫자로 접근하는 순간, 우리는 트릭에 걸려들고 만 것이다.

결국 또다시 숫자에 불과한 돈을 좇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 숫자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기만과 속임수)들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그저 목적론적이고 결과론적인 결론이다.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 있어 혹자는 결국 돈을 버는 사람이 장땡 아니냐 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장 견제한다.

이는 전형적으로 돈을 목적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며, 

이들은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패악들을 허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성실하게 회사생활을 하는 것보다 불법적인 영업 등을 운영하거나,

타인에게 내외적 상해를 가하며 돈을 갈취하는 자들이 훨씬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진정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나는 보지 못했다.

내가 보고 만난 부자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 그뿐이었다.

방법은 모두가 달랐으나 그들의 태도는 모두가 한결같았다.

그들은 구슬을 단 1개만 쥐고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게임을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지 못한다면, 투자를 하고 자산을 증식하는 행위들은 그저

굉장히 불공평한 19개의 구슬을 손에 쥐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4. 깍두기

이에 대한 시나리오 상의 해석은 다양하나 내가 이 부분을 보고 처음 느낀 것은 권선징악의 배신이다.

우리의 삶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악한자는 결국 파멸하고 선한 자는 살아남는 아름다운 동화와 같은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항상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럼 '죄를 짓고 타인을 찍어 누르며 올라가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면 3번 구슬의 형평성 이야기를 다시 읽어봤으면 좋겠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정확히는 선과 악에 대한 부분은 아니다. 바로 '기회'라는 부분이다. 

어릴 적 놀이에서 깍두기라 함은 흔히 낙오되거나 게임에서 불리한 조건을 가진 친구에게도

게임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그 친구의 성격이나 성향에 대하여 차별적인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닌,

그저 함께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써 작용하는 것일 뿐이었다.

즉 깍두기라는 역할을 부여받는데 선과 악의 구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기회를 제공받는 데에는 모두가 공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주식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 힘의 불균형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완벽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에 적극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정확히는 이는 주식시장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 모든 곳에는 불균형이 존재한다.

피장파장의 오류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주식시장을 두고 유독 불균형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러한 불균형 속에서도 분명히 깍두기 또한 존재한다.

수많은 게임이 존재하며, 곳곳에 깍두기가 숨어있기에

오히려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공평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깍두기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가 기여해야 할 노력의 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로 인해 깍두기를 찾아냈다면,

우리는 그것을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

 


시장이 하락하며 신용투자를 하던 사람들의 반대매매가 속출하고 

주식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를 따라가 보면 주식시장을 벗어나 코인 시장에 휩쓸리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결국 돈을 쫓아다니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가 파생되어 나오고 있고

오징어 게임 관련주들 또한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대 수혜주는 바로 '현금'이다.

욕심을 절제하고 가장 잘 익은 깍두기를 찾아낼 때까지 휩쓸리지 않는 강단을 가지고

하락에 두려워하지 않는 유일한 종목인 현금을 항상 일정 부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지금과 같은 하락장을 버티는 최고의 리스크 헷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문에서 가장 많이 다루었듯이 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써 대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가치를 스스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즐거움일 수도 봉사일 수도 우월감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것을 규정할 수 있는 권리는 오로지 본인에게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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