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머지사태 숨겨진 내막 - 예견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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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9 - [경제 이야기(Economic story)/News] - 1. 머지포인트 환불 사태 - 수익구조의 함정
수익구조의 결함 뿐만 아니라 사업구조 또한 수상한 점이 많다.
머지포인트의 본의도는 포인트와 쿠폰 등을 통합관리 해주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 있어 현재의 상품들은 프로모션의 성격을 가지고
고객 유치를 위한 투자라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에 발생하는 손실들은 일종의 CAPEX(자본적 지출)이며,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같은 기업 또한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며 성장했다는 이야기로 잡음을 막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장기적인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았을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한 쿠팡과의 비교 또한 허점이 있다.
쿠팡의 과거 재무제표를 보면 판관비가 큰 폭으로 증가해 왔는데,
이는 로켓배송을 실현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배송원을 늘리는데 큰 지출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CAPEX가 있었기에 유형자산 취득에 들어가는 감가 비용이 끝나고
온전한 영업이익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폭발적으로 이익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쿠팡은 적자 시기에 이를 감당해 줄 수 있는 투자처가 존재했기에 그 시기를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머지포인트는 그렇지 않다.
쿠팡과 같은 설비투자에 지출을 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의 확보에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업종의 차이로 생각하면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반문할 수 있을 테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그러한 서비스를 바라고 모인 이용자들이 아닌 할인이라는 큰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이용하고 있는
단기적인 소비자로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의 소비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할인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지만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속 불가능한 수익모델이다.
투자처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의 손실을 감당하기 위해선 그 비용을 감당할 큰 투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런 투자처는 나타나질 않고 있으며, 이번 논란으로 기업의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기에
앞으로도 그러한 리스크를 감당할 투자처가 나타날지는 미지수이다.
그렇지 않다면 본인의 자본금을 이용해 손실을 막아야 하지만, 머지포인트의 자본금은 약 30억 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자본금에 대해서도 잡음이 있다.
기존의 자본금은 약 3억 원이었으나 유상증자를 통해 27억 원을 추가 공급하여 30억 원이 되었다.
이 유상증자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면 조금 찝찝한 구석이 있다.
머지 포인트는 유상증자 결과에 대해 저러한 공지를 내놓았었는데, 자세히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보통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투자유치금액과 산정한 기업가치를 함께 제공하거나,
혹은 투자유치금액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유치금액과 배정된 지분을 곱하는 역수로 계산되는 것이 기업가치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만
전달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지포인트의 경우 유치금액이 아닌 기업가치만을 제공하였다.
이는 착시를 통한 기업가치 부풀리기로 의심되기 충분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유치받은 돈은 27억 원에 불과하며 이 또한 정보가 제한적이라 자세히 찾아볼 수 없었다.
관계법인들 사이에서도 수상한 점이 존재한다.
관계사 중 하나인 머지서포터는 2020년 10월에 설립되었는데 이 회사의 재무구조는 절대로 정상적이지 않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94% 달한다.
한눈에 봐도 비정상적인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머지플러스의 매출금액과 고객 예치금이 머지서포터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 또한 언급된다.
폐쇄적인 기업구조 때문에 이러한 수상한 관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베일에 쌓여있다.
다른 관계사는 머지 오피스인데 마찬가지로 수상한 정황이 보인다.
2019년 7월에 설립된 머지 오피스는 이후 수차례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이번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저번 달 (7월)에 이를 모조리 상환했다.
CB 전체를 전환한 것이 아닌 상환을 했다는 것은, 주식을 취득함에 있어 회사의 문제점들이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전환을 고려해 지분율을 가질 목적으로 투자하고 상환을 최소한의 안전으로 걸어두는 CB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는 충분히 의심이 가는 상황으로 보인다.
현재 머니포인트 측은 선불전자 지급 수단에 대한 인지가 부족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나의 생각은 지금 중요한 논점은 위법에 대한 인지 여부가 아니다.
소비자를 위한 기업으로 투명을 자처하며 내세운 친화적인 할인 정책들 뒤에는
찝찝하고 폐쇄적인 사업의 내막들이 가려져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를 지켜보면서 아주 간단하지만 진리인 이야기가 떠오른다.
무조건적인 수익이나 이득을 보장하는 상품, 투자처는 조심하라는 것이다.
그 누구도 스스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가 없다.
이 단순한 진리 하나만 이해하고 항상 상기시킨다면
앞으로 이것과 비슷한 사태에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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