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가를 숨죽이게 만들었던 큰 사건이 발생하였다.
지난 26일 뉴욕증시에서 약 21조 원의 대규모 블록딜이 체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배후에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이 운용하는
아케고스 헤지펀드가 연루되어 있다는 소식이 들려 논란이 일었다.
1. 빌 황 그는 누구인가?
그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로 90년도에 현대증권에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다
96년도에 줄리안 로버트슨이 운용하던 타이거 매니지먼트의 펀드 중 하나인 타이거 펀드로 이직하였다.
뛰어난 트레이딩 능력으로 승승장구하던 빌 황은
2006년 한 인터뷰 매체에서 "최고의 세일즈맨" 이라며 극찬을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꽃 길만 펼쳐질 것 같았던 그였지만 2012년 중국은행과의 내부거래에 따른 사기혐의를 받고
월가에서 퇴출당하게 되었다.
2. 사건의 발단
월가에서 퇴출당한 뒤 그는 아케고스 펀드를 설립하여 패밀리 오피스를 운용하며 자산을 증식하였다.
큰 규모의 자산운용으로 인하여 은행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었던 아케고스 펀드는
블랙리스트에서 이름을 지우고 어느새 VIP 고객이 되었고,
수수료의 유혹에 이기지 못한 글로벌 IB(투자은행: Investment Bank)들은 너도나도 아케고스 펀드에
대규모 CFD(대규모 차입거래:Contract For Difference) 계약을 맺어주게 되었다.
원금보다 몇 배에 해당하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TRS(총수익 스왑:Total Return Swap)와 CFD는
아케고스 펀드에겐 너무도 완벽한 파생상품이었고,
IB들도 막대한 수수료를 안겨주는 아케고스 펀드를 두 팔 벌려 환영하였다.
수많은 은행을 통해 보통 5~8배 많게는 20배까지 레버리지를 발생시키며
운용자산의 규모를 키운 아케고스 펀드의 운용자산액은 약 50조에 다 달았다.
그렇게 굴러가던 거대한 자금은 곧 절망으로 바뀌고 만다.
지난 22일 아케고스 펀드가 막대한 비중을 싣고 있었던 비아콤CBS (VIAC)의 주가전망에 대하여
웰스파고와 UBS 등에서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자 이내 100$를 넘어가던 주가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고 만다.
주가의 급락으로 인해 은행은 아케고스 펀드에게 '마진콜'을 촉발하였으나,
추가 증거금이 없던 아케고스 펀드는 이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였고 이내 거절당한다.
마진콜에 대응하지 못한 아케고스로 인하여 반대매매가 발생할 상황에 놓이자 은행들은 비상에 걸렸고,
발 빠른 은행들은 서둘러 대규모 블록딜을 준비하였고 그날 장 개시 전 약 21조 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블록딜이 체결되었다.
하지만 한발 늦은 은행들은 막심한 손실을 감당해야만 했고 노무라와 CS 두 은행에서만 7조가 넘는 손실이 발생하였다.
이에 대한 여파로 노무라의 주가는 하루 만에 16%가량 급락하였다.
최근 보합이었던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상방을 바라보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던 와중
찬물을 끼얹은 아케고스 펀드 사태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제2의 금융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며 공포심을 주었으나,
월가는 "큰 영향은 없을 것. 손실액은 부담 가능한 수준"이라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조금만 더 큰 규모의 CFD가 터졌다면,
이는 정말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의 파장을 불러일으켰을 것이고
제2의 금융위기 또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끝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3. 시사하는 바
이런 레버리지로 인한 참극이 멀리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증시 또한 코로나 발 급등 이후 연이어 사상 최대의 신용잔고를 갱신하였고
현재 상승세는 이어가질 않고 있으나 여전히 큰 금액의 레버리지가 운용되고 있다.
그리고 과거 국내 증시에서 또한 TRS로 인한 거대한 파장이 이미 발생한 이력이 있다.
수많은 거물급의 인사들의 옷을 벗기고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겼던 '라임 사태'
이 또한 무리한 TRS로 인한 참극이었으며,
그 일이 일어난 지 불과 2년도 채되지 않은 현재,
우리는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이런 말을 하였다.
" 썰물이 빠지고 난 뒤에야 누가 발가벗고 헤엄을 쳤는지 알 수 있다"
레버리지는 상승장 일 때는 원금대비 큰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으나,
하락장이 다가오면 무엇보다 빠르게 파멸에 이르게 한다.
신용/미수 거래가 당연시되는 요즘,
우리는 아케고스 사태로 인하여 레버리지의 위험성에 대해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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