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Column)/시황 분석

흔들리는 증시 그리고 망상의 시대

by J.Pro 2021. 5. 13.
반응형

4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10년간 동향

4월 미국 CPI(Consumer Price Index : 소비자 물가 지수)

컨센서스보다 0.6%p 상향발표 되며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 주 발표되었던 미국 고용지표가 컨센서스에 현저히 못 미침과 동시에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였고, 그로인해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던 투자자들은 급등한 CPI에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듯 보인다.

특히 금리인상의 압박으로 성장주들(그중 특히 기술주)이 4월 말을 고점으로 하락을 하던 중

고용지표의 부진으로 인해 잠깐 반등을 했으나 이내 다시 하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최고점 이후 3거래일 큰폭으로 하락중인 KOSPI

 

흔히 우리는 경제의 성장 = 주가의 상승으로 알고 있으며,

고용지표의 부진은 곧 경제성장(회복)의 부진을 의미한다.

경제 성장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왜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을까?

그것은 바로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 때문이다.

 

현재 세계는 대대적인 QE 정책 (QE: Quantitative Easing 양적완화)을 통해 경제위기를 막고

더 나아가 경제의 활황을 유도하고 있다.

2008 서브프라임 이후 시작된 QE 정책은 코로나 이전까지 총 3회 실시되었으며 (연준 기준)

코로나 팬더믹 발생 후 4번째 QE 정책을 실행하였다.

4차 QE는 1,2,3차를 합친 것보다 훨씬 큰 유동성을 공급했고,

그에 따른 효과로 자산가치들은 연이어 급등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대상승장이 시작되었다.

즉 현재의 증시를 상승하게 만든 것은 경제의 회복이나 펀더멘탈의 개선보다는

엄청난 유동성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유동성으로 상승한 시장 속에서 조금씩 자산 가격의 거품설이 등장하고 있었으며

투자자들은 고점의 압박 속에서 점점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했고

그러는 와중 연준과 미정부 내에서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을 조금씩 던지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4번의 QE 정책

 

유동성으로 만들어진 자산 가격은 바꿔 생각하면

공급이 멈추면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투자자들에게 던졌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모든 투자자들이 금리에 대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불안감을 이어오던 와중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당연히 금리 인상에 대한 시기를 연장시킬 것이라는 판단을 불렀고

시장은 그에 따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희망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12일 발표된 CPI

이례적인 상승을 기록하며 또다시 금리 상승의 공포에 휩싸이며

시장은 공포 속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의 인상이 정말 자산가치의 폭락으로 이어질까?

여기에 대해서는 애매한 대답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는 알 수 없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충격을 피하진 못할 것이다.

엄청난 유동성으로 형성된 시장에서 금리 인상은 시중에 공급된 유동성을 일부 회수한다.

또한 금리의 인상은 레버리지에 대한 부담감을 증가시킬 것이며,

기록적으로 높은 부채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분명히 악영향을 가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한다면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 없다.

단기적인 조정을 통해 과도하게 형성된 레버리지로 인한 자산가치의 거품이 조금씩 걷히고 나면

경기 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엄청난 호재로 작용한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현금의 가치는 하락하고 자연스럽게 자산의 가치는 상승하게 되며,

현금가치 하락에 대한 헷지(hedge) 전략으로써 주식은 더욱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위해선 금리의 조정은 불가피한 과정일 뿐이고

그에 대한 충격은 지속될 수 없다.

 

단기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지금의 조정이 매우 가파르고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면 지금의 조정은 좋은 종목을 싸게 담을 수 있는 세일 기간으로 여겨야 한다.

물론 어느 지점이 조정구간의 바닥일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기준에 의한 분할매수 원칙을 반드시 준수하며조금씩 포트의 리밸런싱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한 기술주, 성장주의 비중을 줄이고(전량 매도 의견 절대 아님)

경기민감주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시기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하락을 즐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같은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내가 힘들다면 다른 참여자도 힘들다.

하지만 본인의 기준과 계획 아래 지금 상황을 잘 대처하고 이겨낸다면 또 다른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1년간의 대상승장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투자의 본질을 망각한 채,

그저 파라다이스 만을 쫓고 있다.

신분상승을 위한 길이 끊겨버린 사회 속 유일한 사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은

투자뿐이라는 생각이 특히 MZ세대의 머릿속에 깊게 새겨져 버린 것 같다.

 

더 빨리 파라다이스에 도달하기 위해 사람들은 매 순간을 금전적인 가치로 환산하려 하며

작은 언덕을 내려가는 것에도 기회비용의 손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더 큰 수익을 쫓게 되고 손실에 대하여 극도로 예민해져 가기에

본인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분노로 스스로를 비하하고 폄하한다.

그때 팔았더라면 얼마를 벌었는데, 이 때 샀다면 지금 수익률은 훨씬 높을 텐데’라는 과거에 대한 미련만을 가진다.

손실중인 나의 계좌와 엄청난 수익을 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계좌를 비교하며

FOMO(포모 증후군) 속에서 또 다른 대박을 꿈꾸면서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현미경 속 차트에 눈을 가져다 대기 시작한다.

광기의 무리 속에선 주위를 둘러보아도 모두 같은 광기를 가지고 있기에 그것이 곧 일반적인 상황이 되고 기준이 된다.

그렇게 망상은 개개인에게 깊숙이 내재되며

망상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비정상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얼간이가 된다.

하지만 모두가 바라보는 그곳에 파라다이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열기 속에서 만들어진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한걸음 떨어져 그 열기속에서 만들어진 신기루가 파라다이스가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투자의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게 되고 일반화된 광기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를 불안과 상실감으로 흔들리지 않을 강직한 기준을 만들어 줄 것이다.

반응형

댓글